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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두나무 지분 9.84%로 확대…5,978억원 더 투자한 이유

읽는 시간 약 9분

한화투자증권이 약 9,090억원을 현금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기회를 포기하고 두나무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기존 지분을 매각하기는커녕 5,978억원을 새로 투입해 보유 비율을 5.94%에서 9.84%로 높이는 선택을 했다.

단순히 가상자산거래소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 것만은 아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앞으로 주식과 채권, 토큰증권, 비트코인 등을 하나의 금융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디지털금융 인프라 선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두나무 지분 매각 대신 추가 인수 선택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약 583억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5.94%를 확보했다. 당시 취득한 주식은 206만9,450주이며, 주당 매입가격은 약 2만8,175원이었다.

이후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면서 두나무 주주에게 주당 43만9,252원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이 제시됐다.

한화투자증권이 보유 주식 전량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면 약 9,09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최초 투자금의 15배가 넘는 금액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회사는 올해 1월 두나무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약 4개월 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추가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구분기존 보유추가 취득취득 완료 후
주식 수206만9,450주136만1,050주343만500주
지분율5.94%3.90%9.84%
투자금액약 583억원약 5,978억원누적 약 6,561억원

추가 취득금액은 정확히 5,978억4,393만원이며, 주당 가격은 43만9,252원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분 9.84%를 보유한 두나무의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최초 투자 때보다 15.6배 높은 가격에 추가 매수

이번 추가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취득가격이다. 한화투자증권이 2021년 두나무 주식을 매입한 가격은 주당 약 2만8,175원이었다.

추가 지분 인수에 적용된 주당 43만9,252원은 최초 취득가격의 약 15.6배다. 과거에 저렴하게 확보한 지분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대신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보유량을 늘린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이 추가로 투입하는 5,978억원은 회사 자기자본의 28.91%에 해당한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회사의 중장기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대규모 전략 투자로 볼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투자 목적을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 및 사업 시너지 확보’라고 설명했다. 두나무를 가상자산 매매만 중개하는 거래소가 아니라 수탁과 정산, 기관투자자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 디지털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평가한 것이다.

주식과 코인을 한 앱에서 거래하는 미래

한화투자증권이 예상하는 미래 금융시장은 현재처럼 증권사와 가상자산거래소가 완전히 분리된 구조가 아니다.

지금은 증권사 앱에서 주식과 채권, 펀드, 연금상품을 거래하고 가상자산거래소 앱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매매한다. 하지만 주식과 채권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발행하는 시장이 커지면 두 영역의 경계가 점차 흐려질 수 있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리서치팀장은 앞으로 증권사 또는 가상자산거래소 앱 하나에서 다음과 같은 상품을 함께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
  •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 실물연계자산 토큰
  • 특정 사건의 결과에 투자하는 예측시장 상품

이러한 서비스가 실제로 도입되는 시점과 범위는 관련 법률 및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시장 통합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MTS에 이미 ‘디지털자산 홈’ 추가

한화투자증권의 전략은 아직 구상 단계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회사는 지난 5월 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면서 디지털자산 전용 메뉴를 새로 만들었다.

새로운 ‘디지털자산 홈’에서는 두나무 계열 데이터 플랫폼 쟁글과 연계된 가상자산 시세와 뉴스, 시장 분석 및 리서치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을 관심 종목으로 등록해 주식과 함께 관리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현재 앱에서 가상자산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 금융상품과 디지털자산 정보를 하나의 화면에 배치하는 작업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향후 제도가 정비되고 관련 사업이 허용된다면 두나무의 거래 인프라와 한화투자증권의 금융상품 및 고객 기반을 연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화투자증권이 추진하는 ‘RWA 허브’

두나무 투자는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Global No.1 RWA Hub’ 비전과 연결된다.

RWA는 ‘Real World Asset’의 약자로 주식과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현실에 존재하는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이나 채권의 권리를 작은 단위의 토큰으로 나누면 투자자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서 이를 거래할 수 있다. 거래와 소유권 이전, 배당 및 이자 지급 등의 절차도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전문 증권사로 전환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자체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개발하고 외부 블록체인망 및 RWA 거래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데이터·토큰화·블록체인 인프라에 연속 투자

한화투자증권은 RWA 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 및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데이터 분야에서는 쟁글과 협력하고 있으며, 웹3 인프라와 RWA 토큰화 분야에서도 해외 기업에 투자했다. 토큰화 증권 플랫폼으로 알려진 시큐리타이즈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 7월에는 블록체인 기술기업 디지털에셋홀딩스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미국예탁결제원과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기관이 참여한 금융 특화 블록체인 ‘캔톤 네트워크’의 운영사다.

한화투자증권은 캔톤 네트워크를 자체 디지털자산 플랫폼의 기능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시기주요 결정
지난해 12월‘Global No.1 RWA Hub’ 비전 발표
올해 1월약 9,090억원 규모 두나무 지분 현금화 포기
올해 5월두나무 지분 3.90% 추가 인수 결정
올해 5월 말MTS에 디지털자산 홈 개설
올해 7월디지털에셋홀딩스에 300억원 투자

각각의 결정은 별개의 투자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주식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하나의 전략으로 이어진다.

기대수익만큼 위험도 큰 선택

두나무 추가 인수는 한화투자증권의 디지털금융 전략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결정이다. 그러나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위험요인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우선 추가 매입가격이 최초 취득가의 약 15.6배에 달한다. 향후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기대만큼 상승하지 못하거나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하면 투자자산 평가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RWA와 토큰증권 사업은 관련 법률과 제도가 마련돼야 본격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시장 개방이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증권사와 거래소의 업무 범위가 엄격하게 분리될 경우 한화투자증권이 기대한 사업 시너지의 실현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반대로 전통 증권과 디지털자산의 통합 속도가 빨라진다면 두나무 지분과 블록체인 인프라 투자는 중요한 선점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바라보는 3년 뒤 금융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지분을 단기 차익을 위한 투자자산이 아니라 미래 금융사업의 핵심 기반으로 보고 있다.

약 9,090억원의 현금 확보 기회를 내려놓고 자기자본의 28.91%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 투자한 것은 디지털금융 전환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 두나무 지분율을 9.84%까지 높인 것도 향후 협력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투자의 성패는 두나무의 기업가치 상승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주식과 토큰증권, 가상자산 및 RWA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하려는 한화투자증권의 구상이 실제 사업과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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