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발행어음 1조원 눈앞…상반기 순이익 2731억, 연말 2조원 정조준

하나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자산 성장과 자본 확충, 수익성 개선이라는 세 가지 성과를 동시에 거뒀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지 약 6개월 만에 발행어음 잔액이 1조원에 육박했고,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다만 앞으로의 핵심은 조달 규모 자체보다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수익성 있게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발행어음 잔액 9993억원까지 확대
하나증권의 2026년 6월 말 발행어음 잔액은 999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 12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이후 반년 만에 1조원에 근접한 것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이지만, 원금과 이자를 회사가 직접 부담하기 때문에 자금 운용 역량과 건전성이 중요하다.
6월 말 기준 하나증권 발행어음 금리는 상품에 따라 연 2.20%에서 4.35% 수준이다. 조달금리가 높아질수록 운용자산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향후에는 발행 규모와 함께 운용수익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총자산 75조원 돌파…반년 동안 8조원 증가
하나증권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지난해 말 67조498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5조5455억원으로 증가했다. 6개월 동안 8조46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11.9%다.
외형만 커진 것은 아니다. 연결 지배주주지분도 같은 기간 6조826억원에서 6조7729억원으로 6903억원 확대됐다. 자산 증가와 동시에 자본 기반도 보강한 셈이다.
총자산을 지배주주지분으로 나눈 단순 배율은 11.10배에서 11.15배로 소폭 상승했다. 발행어음과 사채, 예수부채 등을 활용해 조달 규모를 늘렸지만 자본도 함께 확충하면서 급격한 레버리지 상승은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으로 자본 여력 확보
하나증권은 지난 6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6월 4일 공모 방식으로 2700억원을 조달했고, 6월 11일에는 사모 방식으로 230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두 상품의 표면금리는 모두 연 5.30%이며 만기는 30년이다. 신용등급은 A+를 받았다.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지난해 말 149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499억원으로 늘어났다.
발행어음은 관련 기준에 따라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조달할 수 있다.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한도 산정 자본에 모두 포함된다고 가정하면 발행어음 조달 여력은 약 1조원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
하나증권은 연말까지 발행어음 잔액을 2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6월 말 잔액을 기준으로 하반기에 추가로 확보해야 할 금액은 약 1조7억원이다.
다른 조달 수단도 빠르게 증가했다. 별도 기준 사채 잔액은 지난해 말 3조3077억원에서 6조1152억원으로 84.9% 늘었고, 예수부채도 4조4762억원에서 6조8082억원으로 확대됐다.
상반기 순이익 2731억원…지난해 연간 실적 추월
2026년 상반기 하나증권의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은 2731억원이다. 별도 기준 순이익은 2232억원으로, 연결 실적이 별도 실적보다 약 498억원 많았다.
지난해에는 별도 순이익이 2153억원,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이 2120억원으로 연결 실적이 더 낮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종속기업 실적과 연결조정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역전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4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6%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율도 155.7%에 달했다.
분기별로 보면 회복세는 더욱 뚜렷하다. 1분기 순이익은 1033억원이었지만 2분기에는 1698억원으로 늘어 64.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해외 부동산 손실 반영하고도 실적 개선
이번 실적은 해외 부동산 투자자산의 가치 하락을 반영한 이후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반기 금융자산 손상차손은 715억원, 손상차손 환입은 166억원이었다. 이를 합산하면 약 549억원의 순손상차손이 실적에 반영됐다.
그럼에도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연결 순이익 2120억원보다 611억원 많았다. 부실 가능성이 있는 자산에 대해 충당금을 쌓으면서도 전반적인 이익 규모는 확대된 것이다.
다만 해외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늦어질 경우 추가 손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앞으로는 충당금 적립 규모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수수료 부문이 실적 상승 견인
수수료 사업도 하나증권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상반기 수수료수익은 5993억원, 수수료비용은 1085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순수수료 성격의 금액은 490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1855억원보다 164.6% 증가한 수치다. 특히 2분기 수수료수익만 3623억원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연환산 총자산이익률은 지난해 0.34%에서 올해 상반기 0.76%로 높아졌으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은 3.52%에서 8.72%로 상승했다.
순자본비율 역시 지난해 말 1391.13%에서 6월 말 1550.55%로 159.42%포인트 개선됐다. 영업용순자본은 5조4666억원, 총위험액은 3조3745억원이다.
하반기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지표
하나증권의 하반기 성과를 판단할 때는 다음 세 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발행어음 잔액 2조원 목표 달성 여부다. 단순히 판매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조달금리보다 높은 운용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둘째는 해외 부동산 투자자산의 추가 손상 가능성이다. 상반기에 이미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반영했지만 자산 가격 하락이 장기화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는 디지털 사업의 성과다. 하나증권은 하반기 외국인 투자 플랫폼 상용화와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입과 거래 활성화로 이어진다면 수수료 수익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하나증권의 2026년 상반기는 외형 확대보다 ‘성장 기반을 마련한 시기’로 평가할 수 있다. 자본 확충과 실적 회복은 긍정적이지만,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어떤 자산에 배분하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가 다음 단계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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