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보다 더 거칠었던 7월 증시…코스피 변동성 커진 이유
한동안 가격 변동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비트코인이 최근에는 국내 주식시장보다 차분한 움직임을 보였다. 반대로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쏠림과 레버리지 거래 증가가 겹치면서 하루에도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장세가 이어졌다.
◇ 비트코인보다 3.7배 크게 움직인 코스피

업비트 데이터랩과 코인마켓캡 자료를 살펴보면 7월 1일부터 29일까지 비트코인의 하루 평균 등락률은 절대값 기준 1.25%였다. 같은 기간 주요 알트코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업비트 알트코인 지수는 일평균 1.79%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코스피의 하루 평균 등락 폭은 4.67%에 달했다. 단순 비교하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비트코인보다 약 3.7배, 알트코인 시장보다는 약 2.6배 컸다는 의미다.
통상 가상자산은 주식보다 위험하고 가격 변화도 크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적어도 7월 시장에서는 이러한 통념과 정반대의 상황이 나타난 셈이다.
◇ 방향을 잃은 비트코인, 거래도 크게 감소
가상자산의 변동성이 줄어든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자리 잡고 있다. 비트코인은 고점을 형성한 뒤 조정을 거치면서 6만~6만3,000달러 안팎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8,584만~9,017만 원 수준이다.
가격이 일정 범위에 머무르자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가 줄었고, 자연스럽게 시장 전체의 거래량도 감소했다. 상승과 하락 어느 쪽으로도 뚜렷한 방향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적극적인 투자보다 상황을 지켜보려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국내 거래소의 실적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원화 거래소에서 발생한 총거래대금은 약 3,665억8,460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화 기준으로는 약 524조5,092억 원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6% 줄어든 규모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부 투자자금이 가상자산에서 국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점도 거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 대형 반도체주가 코스피 전체를 흔들었다

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첫 번째 원인은 특정 종목에 대한 과도한 집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3%에 이른다.
두 기업의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때 지수 전체가 크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미국 기술주의 흐름이나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변화가 생기면 국내 증시도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다.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가 안정적이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큰 폭으로 움직이면 코스피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 있다. 지수만 보면 시장 전체가 요동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부 초대형주의 움직임이 확대돼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뜻이다.
◇ 레버리지 거래가 키운 가격의 진폭
파생상품과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 확대도 변동성을 높인 요인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화를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확대할 수 있지만,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도 빠르게 커진다.
개별 종목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거래가 늘어나면 작은 주가 변화도 대규모 매수나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장의 상승과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7월 한 달 동안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멈추는 사이드카를 총 13차례 발동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8번, 매수 사이드카는 5번이었다. 한 달 사이 상승과 하락 양방향에서 거래 안전장치가 반복적으로 작동할 만큼 시장의 움직임이 거칠었다는 의미다.
◇ 변동성이 낮다고 안전한 자산은 아니다
7월 수치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이 코스피보다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를 가상자산의 투자 위험이 주식보다 낮아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의 변동성 감소는 시장의 구조적인 안정이라기보다 거래 위축과 박스권 장세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코스피의 높은 변동성 역시 모든 상장 종목의 위험이 동시에 커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반도체 대형주의 높은 지수 영향력과 레버리지 자금의 움직임이 통계에 크게 반영됐을 수 있다.
결국 투자자는 ‘주식은 안전하고 코인은 위험하다’는 단순한 구분보다 거래량과 자금 쏠림, 지수 구성, 파생상품 수급을 함께 살펴야 한다. 자산의 이름보다 현재 시장을 움직이는 자금의 방향과 변동성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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